젊은 감성으로 가득한 망리단길, 변화의 기로에 서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일대는 최근 몇 년 사이 ‘망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떠오른 트렌디한 골목상권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곳은 2010년대 중반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골목상권으로, 홍대나 합정의 높은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소규모 창업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포은로길을 중심으로 독특한 감성의 카페, 수제 맥주 전문점, 소규모 편집숍 등이 들어서며 망리단길은 MZ세대를 중심으로 SNS에 자주 등장하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외지인 방문도 많고, 지역 주민들과도 조화를 이루며 서서히 상권이 확장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이 활기 넘치는 골목이 현재 재개발 사업 추진으로 인해 존폐 위기에 처했습니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진행되는 망원1구역 재개발 계획에 망리단길이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재개발로 바뀌는 풍경, 기대와 우려가 공존
망원1구역은 망원동 416-53번지 일대, 약 7만8000㎡에 달하는 주거지역입니다. 2023년 11월 서울시는 해당 구역을 신속통합 재개발 후보지로 조건부 선정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향후 약 2,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노후 주거 밀집지로 정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한강과 가까운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단지 아파트가 부족해 정주환경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하지만 기존 상권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특히 임대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고령층 건물주들 사이에서는 강한 반발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권 자체가 도시 재생의 결과로 생겨난 만큼, 이를 다시 해체하는 방식의 정비는 오히려 지역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민 의견 엇갈리며 사업 추진에 변수로 작용
망원1구역은 그간 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주민 간 의견 차이로 번번이 무산된 이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조건부로 후보지에 포함되었지만, 여전히 지역 내에서는 재개발에 대한 찬반이 뚜렷하게 나뉘고 있습니다.
재개발 찬성 측은 낡은 건축물과 열악한 기반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반드시 이번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반대 측은 지역 상권이 단순한 상업공간을 넘어 마포구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음을 강조하며, 상권이 보존되지 않는 재개발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가주택을 직접 소유하거나 임대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년층의 경우, 보상금이나 재정착 비용에 대한 불안감도 큽니다. 자영업자들 또한 안정적인 영업 환경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 회수나 재창업이 어려울 수 있어,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시와 마포구의 계획과 향후 절차
서울시는 지난 3월 공식 자료를 통해 망원1구역이 마포구의 요청에 따라 후보지로 선정되었으며, 주민 의견과 상권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해 향후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가 제시한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구청이 개략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
- 주민설명회와 의견 수렴을 1년 이내에 마무리
- 주민 찬반 비율과 사업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
- 정비계획 수립 여부에 대한 선정위원회 자문 후 최종 결정
마포구청은 이 절차에 따라 현재 주민 대상 설명회와 의견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르면 2025년 상반기 중으로 최종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골목상권과 도시정비, 공존을 위한 해법은 없을까?
재개발과 같은 도시정비사업은 노후화된 도심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자생적으로 성장해온 지역 상권과 문화 공간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필요합니다.
망리단길 같은 골목상권은 단순히 소비 공간을 넘어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닌 다양성과 창의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이를 무너뜨리고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의 개발은 오히려 도시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대안적 접근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 소규모 정비사업을 통한 점진적 개발
- 상권 보호구역 지정 및 재개발 제외 구역 설정
- 기존 상권 종사자 대상 이주 및 재정착 지원 프로그램 운영
- 주거와 상업의 복합 공간 설계로 지역 특색 유지
이와 같은 접근이 병행되어야만, 지역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정비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마무리
망원동 망리단길을 둘러싼 재개발 논의는 단순한 도시정비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의 일상 속에 자리한 개성 있는 골목과 문화적 자산이 향후 어떻게 다뤄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기도 합니다.
정비가 필요한 노후 지역임은 분명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권의 가치와 지역 공동체의 지속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정책이 절실합니다. 올 상반기 내로 결정될 망원1구역의 운명은 서울의 미래 도시 정책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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